[앵커]
북한군에 피격당한 공무원 고 이대준 씨의 모친이 어제 사망했습니다.
가족이 알리지 않아 끝까지 아들의 죽음을 모른 채 눈을 감았다죠.
저희 취재 결과 이 씨가 피격당한 뒤에 우리 국정원과 북한 통일전선부간의 핫라인이 가동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
이 핫라인으로 이 씨 구조를 요청할 순 없었던 걸까요.
김유빈 기자의 단독 보도로 이어갑니다.
[기자]
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후 18시간이 지난 2020년 9월 23일 오후,
정부는 유엔사가 관리하는 판문점 채널을 통해 북한에 통지문을 보냈습니다.
이틀 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통지문을 보내왔는데, 유엔사 채널이 아니라 국정원-통일전선부 핫라인을 통해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
정보 당국자는 "북한으로부터 빨리 답변을 받아야 된다고 판단해 유엔사 채널과 별도로 국정원-통전부 핫라인을 가동한 것으로 안다"고 전했습니다.
핫라인 가동을 주도한 것은 박지원 당시 국정원장이 아니라 직전 국정원장이었던 서훈 국가안보실장이었던 것으로
알려졌습니다.
실제 서 실장이 직접 통지문 내용을 언론에 브리핑했는데 당시 박지원 원장은 청와대로 향하던 차안에서 발표 내용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.
남북 소통창구가 막혀 구조협조 요청이 어려웠다는 당시 청와대 설명과 달리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직전까지 남북 정상은 핫라인을 통해 친서까지 주고받았습니다.
[서훈 / 당시 국가안보실장(2020년 9월 25일)]
"먼저 지난 9월8일 우리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 앞으로 보낸 친서 내용입니다. 다음 9월 12일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대통령께 보내온 친서 내용입니다."
하지만 정작 이 씨를 구조하는 데는 이 국정원-통일전선부 핫라인이 사용되지 않은 겁니다.
[하태경 / 국민의힘 의원(지난달, YTN 라디오 '뉴스킹 박지훈입니다')]
"만약에 우리가 (이 씨를) 돌려달라고 했으면 바로 돌려줬을 거라고…"
핫라인 가동과 관련해 박지원 전 원장은 "그런 일이 없었다"고 반박했습니다.
미국에 체류 중인 서훈 전 실장은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.
채널A 뉴스 김유빈입니다.
영상취재 : 정기섭 이 철
영상편집 : 박형기
김유빈 기자 eubini@donga.com